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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33
2019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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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 가운데서 인생을 즐긴다!

요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교 1학년 때 교내 요트동아리에 가입했던 것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 때가 1981년이니 올해로 30년이 되었네요. 처음 동아리에 가입한 것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바람을 거슬러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고 자세히 알고 싶었습니다.
 처음 1, 2학년 때는 각종 항해술을 익히다가 3학년 때 전국 대학생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그 대회에서 우승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는데 저는 4위에 그쳤습니다. 우승을 했다면 지금 여기(KIMS)에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후 국가대표에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요트 타기를 즐겼습니다. 대학생 때는 주로 바다 근해를 항해하는 딩기라고 불리는 소형정을 탔습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을 갖고 한동안 바빠서 타지 못하다가 10여년 전부터 다시 시간을 내어 요트를 타고 있습니다.
 이제는 선실과 주방 등이 갖춰진 크루저급 요트를 타고 근해 뿐 만 아니라 외양까지 건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 년에 한 두 차례 대회에도 출전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지난 5월에 열린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 인쇼어 경기에서 2위를 하였고, 7월에 열린 부산컵 요트레이스 오픈급에서 2위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요트 대회는 다소 생소한데 경기규칙 등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요트경기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과 해상상태 때문에 기록경기가 아닌 정해진 코스를 가장 빨리 완주하는 배를 승자로 하는 경기입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1초라도 빨리 들어오는 것입니다.
 물론 요트의 종류에 따라 경기 진행 방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빨리 들어와야 우승컵을 안을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차이를 설명하자면 소형정은 크기 등 모든 조건이 동일한 배들의 경기입니다. 하지만 대형정은 크기가 다른 배들이 함께 경기한 후 핸디캡을 적용하여 우승자를 결정하는 복합 방식입니다. 크기나 속력이 차이가 나는 배들을 각 조건에 맞게 점수를 산출합니다.
 그렇다면 빨리 들어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트로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서는 대개 일곱명이 필요합니다.
 전체적인 상황을 총괄하는 선장, 요트가 나아가는데 필요한 동력을 제공하는 메인 세일과 집세일을 조정하는 메인세일 트리머와, 짚세일 트리머 2명, 마스트에 부착된 각종 조절 장치를 취급하는 마스트맨, 배 앞쪽을 살피는 바우맨이 가장 기본적인구성입니다. 여기에 기상 여건, 해상 지도 등을 살피며 전술 및 항해술을 짜는 전술가가 첨가되면 일곱명이 됩니다.
 항해를 할 때는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만 합니다.
 특히 경기에서는 항해술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목적지라도 조류, 바람 등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항로를 선택해야 빨리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처음 요트를 탈 때는 짚세일 트리머 역할을 맡게 되고 부지런히 1~2년 정도 연습하면 선장의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선장은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판단력이나 전술도 뛰어나야 하지만 국제해상충돌방지규약이나 수상레저안전법 등 숙지해야 할 내용도 많습니다.



그냥 보기만 할 때는 간단하게 조정하면 될 줄 알았는데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야지만 순조로운 항해가 가능하군요. 요트는 알면 알수록 신기한 것 같습니다. 변 박사님이 생각하는 요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도시를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넘실대는 파도 속에서 정말 자연과 함께 호흡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요트를 타는 일은 무엇보다 이러한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정신과 도전정신이 필요합니다. 이는 요트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위험한 장소는 대개 피하면 그만이지만 바다는 돌풍이나 안개 등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시시각각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갑작스런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고 나면 그 어떤 순간에도 느낄 수 없었던 짜릿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요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두려운 점이지만 요트를 오래 탄 사람들에게는 요트를 그만 둘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요트를 타기 위해서는 장비나 시설 등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야 한다는 것이 진입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요트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고 관련 인구도 늘고 있어 앞으로 더욱 좋은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요트를 타기 좋은 곳은 어디인가요? 추천 부탁드립니다.
진해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진해는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곳입니다. 또 주변에 섬이 많아 요트를 타는 내내 지루하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부산, 통영, 고성, 거제 등 요트를 탈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어 참 기쁩니다.



마지막으로 요트를 타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3년 전 코리아컵 대회를 참가했을 때 일입니다. 당시 대회가 열리던 울릉도 인근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모든 여객선과 어선 등의 운항이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요트는 운항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당시 해외에서 참가한 이들도 많아 그대로 중단할 수 없어 참가자들을 포함 모두 경기가 진행되길 원했고 반대하던 해경도 결국 승낙했습니다.
 울릉도에서 독도를 돌아 포항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는데, 경기를 무사히 마친 후 경기선단을 호위하던 해경함과의 마지막 무선교신에서 나눴던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큰 배(당시 해경함)도 힘든데 작은 요트로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오다니 당신들 정말 대단합니다!”
 그 것이 바로 요트를 타는 묘미가 아니겠습니까? 그 때의 항해도, 마지막 교신도 아직까지 생생합니다.



Youth(젊음)
요트는 젊음의 스포츠다. 숫자로 말하는 나이의 젊음이 아니라 바다를 사랑하고 스포츠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젊음의 스포츠다.
Adventure(모험), Challenge(도전) 요트를 타기 위해서는 모험과 도전 정신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거친 파도를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Horror(두려움) 두려움을 이겨내면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요트이다.
Tactic(전략) 갑작스런 파도와 안개, 바람 등 모든 기상 상황을 고려해 효과적인 항해 전략을 세우는 일은 ‘요트 타기’의 재미 중 하나이다.


YACHT.
요트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기, 꼭 한 번 도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