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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33
2019년 04월호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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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한국어학당

 
  재료연구소는 전 세계적인 연구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여러 나라와 다양한 교류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해마다 많은 외국인들이 재료연구소를 방문해 연구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재료연구소는 외국인 연구자들을 위해 한국어학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시작된 한국어학당은 전문 강사를 직접 초빙하여 연구소에서 개최되는 만큼 외국인 연구자들의 호응이 매우 높습니다.
  재료랑 10월호 KIMS 탐방에서는 한국어학당의 뜨거운 학구열을 살펴봅니다!
   KIMS 한국어학당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재료연구소 본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지난 봄 학기에 이어 가을 학기에는 총 8명의 외국인 연구자들이 참여한다.
  외국인 연구자들은 한국어학당 수업이 일주일에 한 번뿐이라 너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서툴지만 한글을 쓰고 말하면서 재료연구소, 나아가 한국과도 더욱 친밀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중국에서 온 장징징(Zhang Jing-jing, 경량재료연구그룹) 연구원은 한국말을 배워서 그룹 사람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목표이다.
  “식사하셨어요?” “밥은 맛있게 드셨어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간단한 인사말이지만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연구자들에게는 한 마디 내뱉기가 너무나 힘들다.

  카투폰 포스리(Chatuporn Po-sri, 태국) 연구원은 한국의 마트나 시장 가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막상 물건을 사려고 하면 늘 답답하다.
  그는 “시장에 가서 당당하게 한국말로 ‘이거 주세요.’, ‘이거 얼마에요?’라고 말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인도에서 온 비자이 바라티(P. Vijai Bharathy, 기능박막연구그룹)씨는 얼마 전 혼자서 컴퓨터를 사러갔다가 말이 통하지 않아 고생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한국어학당이 열린다는 소식이 그 누구보다 기뻤다.
  그는 특히 일상적인 단어나 숫자를 말하는 방법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여행이나 물건 사기 등을 막힘없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듯 한국어학당에서 공부하는 KIMS의 외국인 연구자들은 다양한 목표를 갖고 있다. 소박하지만 외국인이기 때문에 제대로 누릴 수 없었던 즐거움을 찾아줄 사람은 바로 창원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송미영 선생님이다.
  10월 첫 수업을 마친 송 선생님은 “학생들의 첫인상이 매우 밝고 수업 분위기도 활기찼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한글은 다 배웠다고 해서 바로 회화를 준비했는데 막상 수업을 시작하니 대부분 한글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가, 나, 다, 라…’부터 시작했는데 조금 아는 학생은 복습의 기회로 삼았고, 처음인 학생들은 어렵게 느껴졌을 법도 한데 열정적으로 임해주어 수업하는 내내 참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 선생님은 “보통 한국어학당 수업은 하루 4시간씩 최소 일주일은 공부해야 한글의 모음과 자음, 음절 구조, 받침까지 배우는 데 재료연구소는 일주일에 4시간씩 한 달 과정으로 짧은 편이라 첫 시간부터 조금 무리해서 진도를 나갔다”며 “그래도 학생들이 피곤할 텐데도 잘 따라와줘서 꼭 필요한 표현을 많이 가르쳐 주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ㅂ, ㅍ, ㅃ’와 ‘ㅓ, ㅗ, ㅜ’ 발음을 어려워한다. 그리고 쓰는 것과 말하는 것이 다른 음운현상이나 모국어에 없는 음절 구조, 높임말과 반말 사용 등도 힘들어한다.

  송 선생님은 몇 가지 수업 시간에 있었던 에피소드도 들려주었다.
  한 번은 한 학생이 자기 얼굴을 만지면서 “선생님 예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선생님이 은근히 기뻐 큰 소리로 말해보라고 했는데 다시 돌아온 말은 “선생님, 이 아프다”였다고 한다.
  그리고 한 번은 학생이 ‘고라곤’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무슨 말인지 몰라 생각하고 있으니 책을 보여줬다. 거기에는 ‘가진 거라곤…’이라고 쓰여 있었다. 외국인들은 이렇듯 사람 이름이나 축약된 표현의 뜻을 알아보기 위해 한참을 사전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KIMS 한국어학당 수업을 듣는 외국인 연구자들도 저마다 이런 에피소드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이 것 또한 낯선 한국 생활의 즐거운 추억이지만 앞으로는 이런 실수들을 줄여나가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송 선생님은 “이번에 KIMS 한국어학당을 통해 좋은 인원을 맺게 되어 아주 기쁘다”며 “즐겁게 공부하는 가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