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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33
2019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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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재의 이방성과 집합조직

  현대 산업 사회에서 항공기, 자동차, 전자 제품 등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구조용 금속재료는 주로 다결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생산공정상의 변형과 열처리에 의해서 다양한 미세조직적 특징을 나타낸다. 판재와 같은 다결정 소재의 이방성은 근원적으로 단결정 소재가 가지는 탄소성, 전자기, 및 열적 이방성에 기인한다.
  그리고 압연이나 열처리에 따라서 결정립들의 형상분포(morphological texture)와 결정배향성 (crystallographic texture) 등이 일정한 경향성을 가지면서 다결정 재료의 거시적인 이방성이 형성된다.
  판재의 경우 주조 잉곳을 이용하여 여러 차례의 열간/냉간 압연 등을 거쳐 최종 두께의 제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박판연속주조를 등으로 제조되기도 한다. 여러 가지 제조공정에 따라서 판재의 변형 혹은 재결정 집합조직의 고유한 특징이 형성되고, 기계적 성질과 이방성 등이 결정되므로 고부가가치 고성형성 판재의 생산공정설계상 이방성과 집합조직을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최적화된 기계적 물성의 판재를 제조하기 위해 압연과 열처리 및 기계적 성질의 평가를 일관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공정에 따른 미세조직/집합조직 모델링을 병행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열간압연에서의 변형과 동적 재결정, 냉간 압연을 통한 변형집합조직의 변화 그리고 annealing 처리에 의한 판재의 정적재결정 및 결정성장 등 공정상에서의 미세조직/집합조직 변화에 대한 연구와 이렇게 생산된 판재에 대한 일축인장 혹은 컵드로잉 실험과 같은 기계적 성질 평가를 일관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집합조직 개요

  다결정재료가 외부의 변형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방향으로 slip이나 twin이 발생하며, 거시적으로 결정학적 우선방위 (crystallographic texture, 혹은 preferred orientation)를 형성하게 된다.
  결정방위의 표현 방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Euler angle에 의한 것이며, 전통적으로는 판재의 형상과 결정의 방향을 고려한 Millerr index가 개념적으로 이해하기 용이하다. 그 외에 Rodrigues vector과 Quaternions 등은 계산상의 편의성 때문에 misorientation 계산이나 평균방위 계산 등에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계산시간 등을 단축시키는 장점이 있다.
  방위공간(orientation space)은 특정 방위의 밀도분포 (orientation distribution function)를 표현하는 공간이며, 현재 많이 사용하는 공간은 크게 Euler space와 Rodrigues space 등이다.
  금속의 결정계(crystal symmetry)와 시편의 대칭성(sample symmetry)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집합조직의 성분과 방위공간의 크기 등이 결정된다.

  - 입방정계
  Goss-Brass (a-fiber)와 Brass-S-Copper (b-fiber) 집합조직은 면심입방정(face-centered cubic) 재료의 평면변형압축(plane strain compression) 조건에서 많이 발견되는 대표적인 변형집합조직 성분이며, Cube 집합조직성분은 알루미늄 등에서 평면변형 후 재결정 열처리를 통해서 얻어지는 재결정 집합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전단변형을 받아서 발생하는 {111}//ND, 혹은 rotated cube {100}<011> 등이 있다. 특히 전단집합조직의 재결정은 cube형 집합조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알루미늄판재에서 소성이방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전단집합조직 발생 기구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왔다.
  체심입방정금속(body-centered cubic)의 슬립계는 일반적으로 면심입방정금속에 비해서 많이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냉간압연집합조직으로 많이 발견되는 성분은 RD//<110> (a-fiber)와 ND//<111>, (g-fiber) 등이다. 면심입방정금속과 체심입방정금속의 주요한 집합조직성분을 아래 그림에 나타내었다. 그림의 Euler space는 cubic crystal symmetry와 orthorhombic sample symmetry가 고려된 90o-90o-90o기본 공간이며, 세 개의 등가의 방위가 존재할 수 있음을 zone I, zone II, zone III로 표현하였다 (FCC공간 참조).


  - 육방정계
  최근 들어 육방정계 소재로서 타이타늄합금과 마그네슘합금 등이 경량소재로 주목을 받으며 산업적인 응용을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마그네슘 판재의 경우 수송용 및 전자산업 등에서 경량화 부품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고강도 고성형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미세조직과 기계적 성질 제어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육방정합금의 경우 입방정금속과 달리 상온에서 작동하는 슬립계가 제한적이어서 성형 공정 등에 어려움이 많은데, 마그네슘합금의 경우 압연과 같은 변형 시 basal slip계가 가장 쉽게 작동하여 결과적으로 basal pole이 판면에 강하게 발달하고 후속 성형 공정 등에 제약이 된다. 이 때문에 basal pole을 판면의 수직방향에 존재하지 않도록 압출이나 비대칭압연 등을 이용한 판재생산 등이 관심을 받기도 한다.


결정소성

  다결정 재료가 외부의 변형을 받아 이를 수용하기 위해서 slip과 twin등이 작동하게 되며, 이 때 결정립들의 재배향(reorientation)이 발생한다. 결정립들의 소성변형에 관한 연구는 외부 변형을 수용하는 결정립들의 응력과 변형률 상태를 표현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Sachs모델로 다결정 내부의 모든 단결정립들의 응력 상태를 동일하게 보고 결정립계에서 응력 평형 상태만 만족되며 변형률 적합성은 위배되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 결정립계에서의 변형률 적합성 위배 때문에 결정립들 간의 분리(gap) 혹은 겹침(overlay) 현상이 발생하여 단결정의 변형 모델로서는 이용이 가능하나 다결정 모델로서는 어려움이 있다.
  둘째 Taylor 모델의 경우 다결정 내부의 모든 단결정들은 동일한 변형률 상태에 있다고 가정하고 결정립계에서의 응력 평형 조건은 무시된다. 이러한 조건은 각각의 결정립 내부의 변형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 필요한 multiple slip의 작동이 가능하도록 응력상태가 결정마다 달라질 수 있다. 결정립계에서의 변형률 적합조건은 만족되기 때문에 결정립들의 분리 혹은 겹침 현상은 나타나지 않아 다결정 모델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다결정 금속재료의 경우 Taylor모델을 이용하면 잘 예측할 수 있다.
  세 번째의 경우는 viscoplastic self-consistent모델(VPSC)이며, 점소성 비압축체 내부(viscoplastic incompressible effective medium 혹은 homogeneous equivalent medium, HEM)에 존재하는 점소성 비압축개재물을 관심있는 결정립으로 가정하고 응력과 변형률관계를 계산함으로써 응력평형과 변형률적합성을 모두 만족하도록 하였다. VPSC모델의 경우 Zr, Mg 등과 같은 육방정 금속의 변형집합조직 예측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결정 소성학을 이용해서 집합조직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단결정소성에 관련된 재료 변수값이 필요한데, 가장 기본적으로 결정립계에 대한 정보와 변형기구로서 slip 및 twin계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또한 각 slip 혹은 twin 계에서의 임계분해전단응력(critical resolved shear stress, CRSS)과 가공경화법칙(hardening law) 등을 결정해야 한다. Fcc, bcc 혹은 hcp에 따라서 고려되어야 할 slip과 twin 등이 달라지며 CRSS, 가공경화법칙 등도 모두 달라진다.


판재의 이방성과 집합조직

  - 압연과 전단변형
  압연은 판재를 생산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정이며, 압연판재가 가지는 최종 미세조직은 냉간/열간 압연 및 annealing 처리 등을 거친 것이다. 압연 판재에서 변형거동을 판재의 두께방향으로 나누어서 관찰해보면, 판재의 중심부에서는 일반적으로 plane strain compression 변형조건에 가까우며, 판재의 표면은 롤과 판재의 마찰에 의한 전단변형이 많이 발생한다. 전단변형은 롤과 판재의 마찰접촉에 의해서 유발되기도 하지만 단면 감소율 (reduction area)과 같은 압연공정 자체의 기하학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전자는 윤활 등을 통해서 제어가 가능하나 후자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며, 필요에 따라서 단면감소율을 제어해야 한다.

  - 집합조직에 따른 판재의 기계적 이방성
  단결정은 방향에 따른 이방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결정판재에 특정한 우선방위가 발달하게 되면 그 판재는 거시적으로 이방성을 띄게 된다. 집합조직성분이 가지는 기계적 이방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 임의로 주요한 집합조직 성분을 생성시키고 이들을 이용해서 소성 이방성 값 등을 계산할 수 있다. 다음 그림은 여섯 종류의 각각 다른 집합조직 성분을 111 극점도상에 표현한 것이며, 이들에 대한 R-value의 분포를 계산한 결과이다. Gaussian standard distriubution에 따라서 집합조직성분을 생성하고, 이것을 이용하여 R-value를 예측하였다. 그림에는 Taylor모델과 현상학적 이방성 모델인 Barlat91, Barlat96의 결과도 함께 나타내었다.


  다결정판재의 기계적 성질은 내부의 단결정들이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방성의 총체적 조합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방성의 정량화를 위한 방편으로 집합조직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실험적인 집합조직의 측정과 결정소성학 등을 이용한 변형집합조직의 예측을 통해서 판재가 가지는 거시적 이방성을 이해하고 보다 우수한 기계적 성질을 가지는 다결정 판재의 생산 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
 
출처 : 조재형, ‘판재의 이방성과 집합조직’ [기계와재료] 23권 제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