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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감독의 개성 강한 히어로 만들기... 콘스탄틴(2005)

영화 ‘콘스탄틴(2005)’의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출처
글. 이동기(대외협력실)

 배우 ’키아누 리브스‘를 생각하면 어떤 캐릭터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아마도 거의 대다수의 관객들은 영화 매트릭스(1999)의 주인공 ’네오‘를 떠올릴 것 같다. 감독 워쇼스키 자매(릴리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의 대표작이자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흥행을 기록한 영화 매트릭스 트릴로지(Trilogy)는 어지간한 중장년층에게 많은 재미와 신선한 화면을 선사했다. 영화에서 주인공 네오 역할을 맡았던 배우 키아누 리브스는 캐릭터의 개성을 드러내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이와 동시에 최고의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특히 날아오는 총알을 슬로우 화면으로 보여주며 네오가 이를 피하는 장면은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 열풍을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였다. 이처럼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매력은 필자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오늘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키아누 리브스의 매력은 조금은 다른 영화에서의 매력이다. 영화 매트릭스(1999)에서 곱게 빚어 잘 생긴 외모가 순진한 서민이자 평범한 직장인이 숨겨진 현실(?)을 깨닫고 나름의 전사로 발전해가는 거친 과정을 보여줬다면, 그리고 그 속에서 여리고 섬세한 정이 넘치는 리더의 역할을 나타냈었다면, 필자가 생각하는 영화 속 그의 캐릭터는 다소 거칠다. 곱고 섬세하기보다 길가에 침을 뱉거나 항상 한 손에 술병을 들고 입에 담배를 물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조금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필자는 그런 측면에서 그의 매력을 발견하곤 한다. 오늘은 필자의 머릿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매력, 영화 ’콘스탄틴(2005)‘을 간략히 얘기해볼까 한다.

영화 ‘콘스탄틴(2005)’의 한 장면 – 네이버 영화 출처

 영화는 누군가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숙명의 창‘을 찾게 되고, 이와 동시에 이사벨 도슨(레이첼 와이즈 분)이 자살하게 되면서 그의 쌍둥이 언니 안젤라 도슨(레이첼 와이즈 분)이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 분)을 찾아와 동생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어달라는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한다. 영화의 시작은 이러한데 주인공 ’존 콘스탄틴‘의 등장은 오히려 새로운 장면의 전환이다. 영화 엑소시스트(1973)나 검은사제들(2015)에서도 보여줬던 퇴마 의식 장면은 항상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앞에서 언급한 두 영화들은 퇴마 의식 자체를 꽤 신성하게 여기고 하느님의 명에 따라 신부가 악마를 퇴치하는 장면을 제법 진지하게 보여줬다면, 이 영화 ’콘스탄틴(2005)‘에서의 퇴마사 콘스탄틴은 반쯤 풀린 넥타이에 입에 담배 한 개비를 꼬아 물고 한 손에는 술병을 집어 들고 있는 조금은 불량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거다. 술과 담배에 쩔어 있는 상태로 퇴마를 시행하는 그의 퇴마 의식 장면은 상당히 불안하게 느껴지면서도 나름의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배경을 만들어준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그의 첫 등장 장면은 ’존 콘스탄틴‘을 코믹스가 아닌 영화 속에서도 캐릭터 화하는데 성공했다. 사실 DC코믹스에서 펼쳐지는 그의 모습과 활약은 영화와 차이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는 코믹스에서 익숙한 ’존 콘스탄틴‘의 모습을 키아누 리브스를 캐스팅하는 것으로 일부분 지워버렸다. 그만큼 기존의 가벼운 스타일의 캐릭터를 꽤 무겁고 진지한 캐릭터로 변모시켰는데, 대사와 연기에서 묻어나오는 연출 방향 또한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스타일을 잘 살려 성격과 말투 등을 적절하게 변화시켰다. 이후 제작된 ’나는 전설이다(2007)‘와 ’헝거게임 시리즈(캣칭 파이어, 2013/모킹제이, 2014, 더 파이널, 2015) 등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본다면, 히어로, 다시 말해 ‘영웅’을 만들어내는데 꽤 익숙한 연출가로서 발전한 그의 능력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이처럼 감독은 영화의 주안점을 스토리 자체에 치중하기보다 캐릭터 자체의 성격과 매력을 살리는데 좀 더 집중시켰다. 사실 이 영화에서 스토리텔링은 연출 방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퇴마’를 주제로 담고 있는 만큼, 스토리가 생각보다 단순하기 때문이다. 루시퍼의 아들을 이용해 천사 가브리엘이 벌이는 색다른 음모가 전부라면 전부이다. 하지만 이는 키아누 리브스의 또 다른 히어로(?) 영화, ‘존 윅(2014)’도 마찬가지이다. ‘존 윅(2014)’ 또한 하나의 돌발사고로 발생하는 복수 과정이 영화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런 단순한 관점에서 본다면 영화 ‘콘스탄틴’ 또한 의뢰받은 죽음을 파헤치는 하나의 상황에 불과하다. 요약하자면 이 영화 ‘콘스탄틴’은 이처럼 단순하고 어쩌면 익숙한 스토리를 캐릭터의 특성을 통해 살리고 새로운 느낌을 주려고 노력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콘스탄틴(2005)’의 한 장면 – 네이버 영화 출처

 필자가 생각하는 영화의 특징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앞에서 지금까지 언급한 ‘존 콘스탄틴’이라는 캐릭터이다. 영화 엑소시스트(1973)나 검은사제들(2015) 등은 ‘퇴마’에 초점을 맞췄을 뿐 캐릭터의 특징을 부각시키지 못했다. 범주를 넓혀 이우혁 작가의 소설 ‘퇴마록’까지 검토해본다면 ‘현암’이나 ‘박 신부’ 등의 개성까지 살펴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영화화한 박광춘 감독의 영화 ‘퇴마록(1998)’은 소설에서 보여준 이러한 특징까지 살려내진 못했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 영화 ‘콘스탄틴’은 오롯이 캐릭터 하나에만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감독의 입장에서 ‘퇴마’에 큰 의미를 뒀다기보다 어찌되었건 ‘키아누 리브스’라는 개성이 강한 배우를 통해 캐릭터의 ‘히어로화’를 실현시켜 보자는 의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늘 꼬아 무는 담배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거기에 감독은 그 담배를 폐암으로 연결시키는 재치 또한 놓치지 않았다.

 둘째는 원작인 코믹스의 줄거리에 기반을 두면서도 영화 자체로서의 해석을 가미하고자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DC코믹스에서 그는 퇴마사이면서 재치 있고 교활한 사기꾼이었다. 그가 내뱉는 말들은 대부분 거짓이 많고 냉소적인 말투까지 전형적으로 상대방에게는 기분 나쁜 캐릭터로 비춰졌다. 같은 부류인 마법사 ‘자타나’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갖췄다. 잔머리가 너무 잘 돌아가서 악마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두뇌형 캐릭터였다. 감독인 프란시스 로렌스는 이런 캐릭터의 특성을 스크린 속에서 완전히 바꿔버린 것이다. 어쩌면 키아누 리브스를 캐스팅한 그 순간부터 감독의 의도된 포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캐릭터의 개성이 ‘사기’와 ‘교활’에서 ‘멋’과 ‘매력’ 등의 단어로 순화됐다. 원작을 알고 있는 필자로서는 오히려 개성이 떨어진 것 같아 아쉬운 감이 없지 않지만,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매력을 드러내기에는 충분한 연출이었다는 점에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꽤 인상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영화 ‘콘스탄틴(2005)’의 한 장면 – 네이버 영화 출처

 영화 콘스탄틴(2005)은 이처럼 스토리의 비중을 줄이고 캐릭터의 특성을 살리는데 치중한 영화이다. ‘퇴마’를 다루면서도 2005년에 개봉한 영화치고는 CG가 많이 사용되지도 않은 편이다. 관객들에게 익숙한 퇴마를 다루는 주제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와 화면의 화려함보다 주인공의 개성을 살리는데 더 치중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코믹스를 통해 익숙한 사기꾼 콘스탄틴보다 매력이 강한 콘스탄틴으로 이를 변모시켜 관객들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인 점은 칭찬할만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강한 개성 못지않게 스토리의 다양성에도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어땠을까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관객들은 주인공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간접적인 삶을 체험하게 된다. 퇴마사로서의 거친 삶의 무게를 짊어 매고 색다른 공포와 싸울 준비가 되신 분들이라면, 조금씩 다가오는 여름의 기운에 앞서, 이 영화 콘스탄틴(2005)과 함께 하시기를 강력히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