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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51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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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과학 이야기

온난화를 막으려면 어떤 소재를 써야 할까?

온난화를 막으려면 어떤 소재를 써야 할까?

온난화를 막으려면 어떤 소재를 써야 할까?

 2년 전에는 역대급 폭염으로 고통받았다. 올해는 기나긴 장마가 와서 여름 내내 거의 파란 하늘을 보기 어려웠다. 폭우로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많은 재산 피해가 생기기도 했다. 요즘 기후와 관련된 뉴스를 보면 세계 어디서나 수시로 기상 이변이 일어난다. 그 정도로 기후가 예측할 수 없게 바뀌고 있다. 이렇게 기후가 예전과 달라지는 건 온난화 때문이고, 현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게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다. 사람은 나무를 태워 난방하고 요리하던 시절부터 온난화를 일으켜 온 셈이지만, 지난 100년 동안 지구 온난화에 끼친 영향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게다가 앞으로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인류의 파멸을 가져올 수도 있는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당장 지금부터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소재에는 어떤 게 있을까?

깨끗한 신재생 에너지를 만드는 소재

풍력발전기/태양광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주요 원인은 화석 연료 사용이다. 공장이나 발전소, 자동차 같은 데서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 연료를 태울 때 이산화탄소가 나와서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데, 아직 우리는 상당한 에너지를 이 화석 연료에 의지하고 있다.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같은 신재생 에너지가 각광을 받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전지를 이용해 태양 빛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방식이다.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는 실리콘 반도체가 많이 쓰이며, 더 효율이 좋고 유연한 소재를 찾기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풍력 발전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커다란 날개(블레이드)를 설치한 뒤 날개가 회전하는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방식이다. 요즘에는 바람이 많이 부는 해안가 같은 곳을 지나가다 보면 종종 거대한 풍력 발전기를 볼 수 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날개 하나의 길이가 수십 미터에 달하는 그 거대함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날개를 만드는 재료는 반드시 가볍고, 튼튼하며,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

무거운 금속으로 거대한 날개를 만드는 건 무리다. 나무도 과거의 풍차라면 모를까 오늘날의 풍력 발전기를 만드는 데는 부족하다. 요즘 풍력 발전기의 날개는 합성수지에 탄소 섬유나 유리 섬유를 넣어서 강화한 복합 재료로 만든다.

가능한 한 이산화탄소를 적게 만드는 제품으로

사탕수수

 일상생활에서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물건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다면 어떨까? 플라스틱은 석유를 원료로 만드는데, 플라스틱을 만들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의 약 4%를 차지한다. 적어 보일지 몰라도 문제는 플라스틱 생산량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게 바이오플라스틱이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석유 대신 옥수수나 사탕수수 같은 재생가능한 원료를 이용해 만든다. 생산 과정에서 일반 플라스틱보다 에너지가 덜 들어가고 이산화탄소가 덜 나와 그만큼 온난화 추세를 늦출 수 있다. 어떤 종류의 바이오플라스틱은 버렸을 때 자연에서 저절로 분해되기도 한다. 이런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은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다만 바이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만큼 다양하고 강하지 않아 용도가 제한적이다. 그리고 바이오플라스틱도 작물을 기르는 과정에서 농약을 치는 등 환경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산화탄소를 모아 다양한 소재로 활용?

탄소나노튜브 결정구조

 아무리 이산화탄소를 줄인다고 해도 사람이 문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이상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공장 같은 곳에서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흘러나가기 전에 막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렇게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도 다양하게 개발 중이다. 그런데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일도 만만치는 않다. 지하 공간에 보관할 수 있지만, 자칫 흘러나가기라도 하면 모든 게 허사가 된다. 그래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다른 소재를 만들려는 연구도 있다. 메탄올이나 바이오디젤 같은 화학제품 및 연료로 만들려는 연구가 있으며, 고체인 탄산칼슘 형태로 만들어 건설용 소재로 만들기도 한다. 혹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강철보다 강한 첨단 소재인 탄소나노튜브를 만드는 기술도 개발됐다.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면서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소재를 생산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글. 고호관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