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78 WEBZINE 20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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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및 동정

(정년)공로연수를 떠나면서

이남균 책임행정원

 문득 돌아보니 36년!

 “어쩌면 『나이 듦』은 내 힘으로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나 혼자 이룬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라고 한 어느 작가의 글이 새삼 와닿습니다.

 1987년 입소를 시작으로 시간의 강물을 타고 달려온 긴 마라톤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아스라한 추억들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습니다. 입소 당시, 창원 중심에는 상가 세 곳(삼일, 경창, 내동 상가)만 덩그러니 있었으며, (구)상남시장의 질척거리는 좁은 골목길 안으로 판자촌과 국밥집, 연구원 후문 쪽 공원 옆에 늘어선 포장마차가 그때의 주변 모습입니다.

 연구소 옆 창원대로를 가득 메운 공단 근로자들의 거친 함성과 최류탄 속에 전쟁터처럼 불타 구르는 수많은 드럼통들이 흐드러진 벚꽃 나무를 줄지어 태우던 그 기억도 오롯이 남아 있는데,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벚나무는 그때 상처를 간직한 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연구소 초창기에 지금의 잔디 구장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이 근무 시간에 운동장 양쪽에 줄을 잡고서 줄 따라 잔디를 심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전해준 선배가 그립고, 원내(연구4동 앞) 야외 수영장을 같이 기억할 동료들도 거의 떠나버려서 아쉽습니다.

 기계연구소 본소 시절 대정부 업무로 상주하던 낙성대 서울사무소를 같이 떠올릴 사무소 선배들이 보고프고, PC가 없던 그 시절 창원엔 변변한 인쇄소도 없어 마산 (금창)인쇄소에서 야참을 나누며 이사회 안건(당시에는 개별 이사회를 하였음) 오타 교정을 보았던 그 향수도 그립습니다.
(.... 이하 중략 ...)

 일일이 찾아 뵙고 인사드리지 못하고 서면으로 대신함을 양해하여 주시고, 그동안 함께한 직원 동료 여러분이 고맙고 감사합니다. 업무 과정(특히, 감사업무)이나 개인적으로 저 때문에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이 계신다면 넓은 마음으로 이해와 용서를 바랍니다.

 우리 연구원은 역사가 깊고 기계(연), 항우(연) 및 생기원 등의 모태 기관이므로, 큰 자부심으로 재료 연구의 산실로 거듭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연구원 본관동 대로변 쪽의 울긋불긋 봄 꽃동산과 종각 주변의 수려한 소나무 동산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연구원의 발전과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월 새해에
이 남 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