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문명 이전부터 규소라는 원소를 활용해왔습니다. 조상들이 사용했던 석기도구에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규소로 만든 도구들은 인류 역사에 깊은 영향을 끼쳤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규소 재료는 생물 종으로써의 인류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인류에게 지혜를 가져다 준 겁니다. 규소 재료가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과학기술이 바꿀 미래의 방향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지구 표면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 중 하나인 규소는 인류를 지혜롭게 만들었습니다.

 규소는 지구 표면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 중 하나입니다. 지각의 28%를 차지하는 규소(Si)는 공기에 풍부한 산소(O)와 반응했고, 규산염(SiO4) 암석이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땅에는 규산염 돌이 가득했죠.

 인류는 땅에 넘치는 규산염 돌을 이용해 점점 지혜롭게 변했습니다. 약 230만 년전 인류의 조상인 호모 하빌리스는 돌을 사용해 동물의 골수를 먹었고, 골수 속 풍부한 영양소 덕분에 인류의 뇌는 용량이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합니다. 점차 지능이 높아진 인류는 본격적으로 돌로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인류학자들을 이들을 슬기로운(Sapiens) 사람(Homo)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우리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석기 시대를 열었습니다.

 석기의 사용한 인류는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점점 정교한 사냥도구, 채집도구를 만들어 전보다 더 많은 식량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죠. 석기 도구는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지만, 자연의 변화 앞에서 이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생태계가 변한 지역에서는 더 이상 식량을 얻을 수 없게 된 것이죠.

 배고픔을 벗어날 길이 없었던 인류는 지혜를 발휘합니다. 석기 도구를 통해 직접 먹을 것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죠.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조상들은 농업혁명을 일으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강가에 모여들었고, 결국 문명과 나라가 탄생하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이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규소 재료를 발전시켜 인류를 똑똑하게 만듭니다. 규소 결정 재료를 발견해 반도체 부품을 발명한 것이죠.

 1824년 스웨덴의 과학자 베르셀리우스가 원소 규소를 발견합니다. 규소가 원소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규소로 이루어진 결정을 만듭니다. 규소 결정이 뭉친 잉곳(ingot)이란 덩어리를 자르자 결정질 규소 웨이퍼(wafer)를 얻게 된 겁니다.

 과학자들은 규소 결정을 반도체라 불렀습니다. 전기가 잘 흐르는 도체와 잘 흐르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 정도로 전기가 흘렀기 때문입니다. 이 속성을 이용한 과학자들은 매우 정확하게 전기를 조작할 수 있는 부품인 “트랜지스터”(transistor)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반도체 트랜지스터는 3차 산업혁명을 일으켜 세상을 바꿉니다.

 20세기 중반 규소 반도체의 발전은 현대 컴퓨터의 탄생을 이끌었습니다. 진공관으로 전기를 조작하는 초기의 컴퓨터는 크기가 매우 컸습니다. 1943년 만들어진 ENIAC은 30톤에 달하는 엄청난 무게를 가졌고, 18000개의 진공관은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습니다. 사용하기 너무 불편했습니다.

 1970년대 반도체를 사용해 집적회로를 만들자, 컴퓨터는 훨씬 더 작고 빠르게 동작하기 시작했습니다. 18,000개의 진공관은 훨씬 더 높은 집적도로 조그만 마이크로칩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빨라진 컴퓨터로 사람들은 복잡한 정보를 처리해 훨씬 더 똑똑해지게 되었습니다. 컴퓨터로 로켓 궤도 예측, 기상예측과 같은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러나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인간에게는 쉬운 일들이지만 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던 일들도 여전히 있었습니다. 개와 고양이 사진을 구분하는 일이죠.

 언제부터 컴퓨터는 개와 고양이 사진을 구분할 수 있었을까요? 이어지는 2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