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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언론보도] 경제인칼럼 - 소재강국은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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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8-03-06 13:36 조회12,5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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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강국은 선진국이다 - 김학 민(재료연구소 소장)

요즘들어, 소재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심심치 않게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새정부에서 ‘첨단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중점 추진한다고 하니 적지 않은 기대감도 든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회임기간이 짧고 단시간에 투자에 대한 회수가 가능한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을 이끌어 왔고, 그 결과 세계가 놀랄만한 성장을 이룩하였다. 하지만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추격해 오는 후진국과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핵심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데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의 부품·소재산업이 달라지고 있다. 부품·소재분야의 전체 고용 인구가 증가하고,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는 등 부품· 소재산업의 경쟁력은 2001 년 이후 상당 수준 개선되었다. 그러나 부품에 비해 소재분야는 개선속도가 아주 완만하거나 더 악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례로 부품분야의 대일(對日) 수입의존도는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소재분야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2003년 59억달러에서 2006년 93억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그간의 부품·소재 정책이 완제품-부품-소재에 이르는 가치 사슬상 단기간에 선진국을 추격하기 용이한 부품의 경쟁력 확보에 보다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일본정부는 1980년대부터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민간이 담당하기에는 리스크가 높은 신소재분야 의 연구개발을 중점적으로 지원해 왔다. 일본의 제조업이 고부가 가치를 가지는 원천은 소재산업의 경쟁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즉, 일본 소재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여타 부문의 점유율을 상회하고 있다는 것으로 일본 디지털가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66%에 달한다. 또한 디지털소재업체인 닛폰 제온은 합성고무 신소재 개발을 시작하여 흑자를 이루기까지 12년이 소요 되었다. 이는 당장의 손해에도 불구하고 미래 시장선점을 위하여 과감히 신소재 개발에 투자한 것이다.

독일은 1985년부터 신소재에 대해 기초연구부터 상품화에 이르는 전주기적 기술개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21년간 11조원을 투입하여 나노기술, 컴퓨터 재료기술, 생체공학기술, 경량화 기술, 에너지효율화소재기술 등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이렇듯 선진국의 발빠른 행보에 우리나라는 뒤늦게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망이 밝다고 할 수는 없다. 국내 소재의 수출입 현황을 보면 폴리에틸렌 등 범용 석유화학 소재는 수출 비중이 높은 반면, 액정 등 첨단소재 분야는 선진국으로부터 수입하거나 선진국의 기술에 크게 의존 하고 있다. 특히 고강도 구리압연박판, LCD용 액정 또는 PDP용 유리기판 등은 100%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첨단소재의 국내 기술경쟁력은 선진국과 비교하여 60% 수준으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강점 수요산업을 기반으로 일부는 개발에 성공하고 있다. 소재의 특성상 첨단 핵심소재의 원천기술 확보가 되지 않을 경우, 선진국 종속형 산업구조로 고착화될 우려가 높다. 선진국의 경험을 기회의 창으로 하여 정부의 리더쉽과 함께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범용소재 및 완제품 기업의 국제적 경쟁력과 대학·연구소 등의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추진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조립제조업의 저변에는 막강한 기술력과 혁신역량을 보유한 소재산업이 자리잡고 있다고 하는 연구결과를 보면서 ‘소재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님을 뼈저리게 실감해야 할 것이다. 김학민(재료연구소 소장)

경남신문 3/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