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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언론보도] [과학칼럼]4번째 혁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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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9-05-11 14:55 조회7,1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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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5월 07일 (목) 채재우 재료연구소 책임연구원 webmaster@idomin.com


혁명은 이전의 관습이나 방식 등을 깨뜨리고 사회·문화·정치·경제 등의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혁명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낸다. 많은 학자는 인류 역사상 우리들의 삶에 매우 큰 영향력을 미친 혁명으로 농업혁명·산업혁명·정보혁명을 꼽고 있다. 이들 혁명은 단위 국가·민족의 경계를 넘어 전 인류를 농업사회·산업사회·정보사회로 인도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한편, 이들 혁명을 좀 더 들여다보면 혁명이 일어난 단초가 과학기술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첫 번째 농업혁명은 1만 2000년 전 유목생활에서 농경과 목축을 이용한 인간의 정착생활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진정한 농업혁명은 오랜 세월동안 대다수 인류가 겪어야 했던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 준 식량증산 기술 발명(육종기술, 농기계, 신영농법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식물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질소를 공기 중에서 인공적으로 얻을 수 있는 1900년대 초의 하버-보슈법의 발명은 질소비료의 대량생산과 식량증산에 크게 이바지했다.

세상을 바꾼 혁명의 단초

두 번째 산업혁명은 1768년 특허를 받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품에 의해서 비롯된다. 인간의 수작업을 대신하는 동력기계의 등장은 사회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면서 대량생산시대를 열었다. 경제의 중심은 농업에서 공업과 상업으로 이동했다. 증기기관을 이용한 기차의 등장은 유럽의 여러 지역을 하나로 묶어서 거대한 시장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생활이 풍요해지자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졌다.

세 번째 정보혁명은 1946년 컴퓨터와 1969년 인터넷의 탄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정보혁명은 부와 힘의 원천을 기계와 자본이 아니라 정보와 지식으로 바꿔 놓았다. 정보사회에 진입한 선진국은 노동인구의 절반 이상이 통신, 금융 등 정보산업 혹은 지식기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일반 대중이 자신의 생각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인터넷 매체를 갖게 되면서, 사회는 급속도로 탈권위적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인류문명은 과학과 기술을 원동력으로 발전해 왔고 과학기술은 새로운 경제체제, 새로운 정치형태, 새로운 가족구조 등의 변화에 큰 영향력을 주었다.

속도에 속도를 더하는 과학기술

그럼 농업·산업·정보혁명을 지나 과학기술에 의한 4번째 혁명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앨빈 토플러 등 많은 미래학자는 바이오, 유비쿼터스, 나노, 로봇, 우주, 환경·에너지 기술 등의 후보들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물결을 거론하고 있다. 어떤 학자들은 하나가 아닌 여러 기술이 융합하여 새로운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미래학자 롤프 예센은 정보사회에 이어 감성·이야기·꿈을 기반으로 하는 '드림소사이어티'의 도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미래의 과학기술이 지향하는 가치와 인류에게 미치는 파급속도가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것이다. 과거의 3대 과학기술에 의한 혁명은 인류의 물질적 풍요를 추구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식량과 생필품 확보가 우선이었다. 그 과정에서 자원 고갈, 환경 훼손, 인간성 상실 등의 부작용을 낳았다. 미래의 과학기술은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다. 과학기술은 물질 만족을 넘어 인간의 정신적 행복을 추구하는데 직접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신기술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사회로의 변환 속도는 과거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농업사회에서 산 업사회로 옮겨가는 데 1만 년이 걸린 것에 비해,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변화하는 데는 200~30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보사회 이후의 새로운 사회는 생각보다 더 빨리 다가올 수 있다.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과학기술자의 노력으로 이미 4번째 과학기술 혁명이 시작되었을는지 모른다. 오히려, 상상을 초월하는 초스피드의 기술발전 속도에 비해 우리의 제도·법률·마음가짐이 기술확산과 사회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지 않은지 걱정해야 할 때이다.